多圓(Dawon), 2012~2013













Child and father in USA, year unknown, 3x4 inch, C-print










작업의 제목 다원은 저의 여동생입니다. 제목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그의 이름을 붙일 수 없었던 시간이 아주 오래 힘들게 했습니다. 피사체가 될 수 있었던 이름을 붙였습니다. 사진에 드러나지 않는 아버지는 어선을 타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가난한 이방인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또한 저의 곁에 머물렀던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연민의 마음으로 그려본 그의 마지막 삶이 끝내 이상하고 역겨웠습니다. 그는 검게 칠해진 벽의 일부 같았기 때문에 누구도 말을 건넬 수 없었던, 살아도 살아가지 않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내 흔적에 얹힌 당신의 흔적을 통해서만 존재할 뿐이지요. 당신에 대해 쓰는 건 존재하지 않는 당신 주위를 맴돌며, 남겨진 부재를 묘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당신은 글쓰기로 채울 수 없는 텅 빈 형체입니다.

그의 마지막은 2012년 스무 살이 된 저에게 찾아와 차가운 철제 문밖에서 서성이며 미안하다는 눈물을 흘렸지만 저는 문을 열지 않고 인터폰 너머로 아무 감정과 말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더 이상 그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심하게 야위였고 늙었으며 밑창이 다 뜯긴 고무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는 그 모습은 순간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을 뒤로하고 저는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인터폰으로 “한 번 더 초인종 누르면 이 자리에서 제 가슴을 찔러서 죽을 거예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것은 세상에 태어나 그에게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며칠 뒤 자신의 아버지 고향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다른 불편한 감정들이 물들기 시작했고 스스로 병들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그 감정을 직시하고 싶은 떨림에서 시작된 기록입니다. 그는 나의 아버지이자 아버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는 그날 사랑하고 미안하다는 쪽지를 남기고 볼품없는 귤 한 박스를 놓고 가셨어요. 잘 가요.

*아니 에르노 , 『다른 딸』, 1984BOOKS(2022), 61p



The title of the work Dawon is my little sister. I don't think the title means much, but the time I still couldn't put a name on him made it very difficult for me for a very long time. He gave it a name that could be the subject. His father, who is not shown in the picture, lived his whole life as a poor stranger traveling around the world on a fishing boat. Also, the time he stayed with me was too short. His last life, portrayed with compassion, was strange and disgusting. Because he was like a part of a blackened wall that no one could talk to, and he was not alive.

*You exist only through your traces on mine. Writing about you is nothing more than describing the absence that is left around you, who doesn't exist. You are an empty figure that cannot be filled with writing.

His last came to me in 2012, when I turned 20, and I stood outside the cold iron door and shed tears of regret, but I did not open the door and looked through the intercom without any emotion or words. He was no longer scary. He was very skinny and old and was wearing rubber shoes with his soles torn off. The unfamiliar appearance made me feel an unknown sense of guilt for a moment. But leaving that heart behind, I completely turned my back on it. And through the intercom, he said, “If you press the doorbell one more time, you will stab me in the chest and die.” Those were the first and last words he had ever said to him at birth. And he committed suicide a few days later in his father's hometown. After death, other uncomfortable emotions began to take over and I felt myself getting sick. It is a record that started from the trembling of wanting to face those feelings that cannot be expressed in words. He is my father and not my father. But that day, he left a note saying he loved him and was sorry, and left a box of unsightly tangerines. 

*Annie Ernaux, 『Another Daughter』, 1984BOOKS(2022), 61p




Disappearing,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Ghost body and cold wind,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Backless,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Hand to hand,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Dawon,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Shade of Love,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The place I looked was locked in,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Dawon and Me,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
Texture, 2012, Gelatin silver print, 11x14Inch